작업 데이터 폴더와 파일 관리의 중요성
하드디스크를 열어보니 2012년 부터 작업했던 데이터들이 쭉 폴더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파일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약간의 마인드맵과 의식의 흐름, 그리고 자주 데이터를 주고받은 경우 파일 정리법에서 데이터가 누구인지 얼추 짐작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작업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저만의 방법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규칙 1. 언제 열어보아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하기
주변 친구들을 보면 열심히 작업을 하고 마지막 저장을 하는 순간에 키보드를 주먹으로 한번 툭 찍는(폴더 이름이 andsjkqnliuwj) 같이 경우나, 1234, aaaaa 이런 식으로 저장을 하는 경우를 참 많이 보게 됩니다.
물론 “나만 알아보면 되는거 아냐?” 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죠.
폴더 이름은 단순하게
개인적으로 모든 프로젝트 파일은 날짜_아티스트_타이틀 의 규칙을 적용합니다.
제가 메인 DAW로 사용하는 ProTools 의 경우 세션을 만들 때 날짜_아티스트_타이틀 을 만들면 폴더와 세션 파일의 이름이 동일하게 생성됩니다.
이 기본 규칙을 기반으로 녹음의 경우 _REC 믹스의 경우 _MIX 처럼 꼬리표를 붙여 적어두면 좋겠죠.
-저는 좀 병적인 구석이 있어 이 세션들이 모두 핸드폰 캘린더에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마지막 녹음이 언제였죠?”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캘린더에서 바로 확인하기 위해서 입니다.
파일 이름에 규칙 정하기
작업을 하다 보면 수많은 파일이 만들어집니다.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 몇가지 예를 들면 혹시 몰라서 예비용으로 녹음을 받는 경우, Audio Suite 를 이용한 파괴편집(트랙에 플러그인을 인서트하는 방식이 아닌 특정 오디오 클립에 이펙트를 입히는)을 하게 되는 경우, 튠을 하고 나서 프린트 해 두는 경우 등이 있겠죠.
저의 경우에는 예비로 받은 녹음은 _ALT, 파괴편집을 하게 되는 경우 _INV, 튠 작업이 끝나고 프린트 하는 경우 .t 이런식으로 파일 이름을 정리합니다.
머리가 나쁜 편이라 규칙을 만들고 외우기가 어려워 따로 규칙을 정리해둔 메모를 만들었습니다.
README.txt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프로젝트 폴더를 열어 볼 경우 아무런 정보가 없겠죠.
README.txt 파일을 생성해서 녹음에 관련된 간략한 정보를 적어둡니다.
DATE : 2022.06.18
ARTIST : DAVID
TITLE : SONG
RESOLUTION : 96KHz / 24Bit
Tempo : 96BPM
SIGNATURE :12/8
ENGINEER : DAVID제가 작업한 세션에는 이 데이터가 포함됩니다.
규칙 2. 파일을 최대한 자세하게 보관하기
기본 폴더트리 이용하기
ProTools를 이용해 세션을 만들면 공통적으로 생성되는 폴더트리가 있습니다.
- 날짜_아티스트_타이틀 (폴더)
- 날짜_아티스트_타이틀.ptx
- Audio Files
- Bounced Files
- Session File Backups
저는 러프믹스부터 최종믹스까지 프린트된 모든 믹스 데이터는 폴더 안에 Bounced Files 에 보관합니다.
보통 동시에 WAV, MP3 파일을 함꼐 추출합니다.
추가 폴더트리 만들기
대표적으로 아티스트의 최종 컨펌 이후 마스터링 스튜디오에 방문하기 전 Stem Data 를 만드는 경우가 있겠네요.
세션 폴더 안에 STEMS 라는 폴더를 만들어 이 폴더에 모든 Stem Data를 보관합니다.
규칙 3. ProTools 의 Playlist 기능 최대한 활용하기
ProTools 에는 Playlist 라는 강력한 기능이 있습니다.
한 트랙 위에 여러 테이크를 보관 할 수 있는 기능이죠.
녹음시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 중에 하나가 “앞에 두마디는 지금 녹음한게 좋고, 뒤에 네마디는 이 전꺼 쓰자”
라고 하는 경우입니다. 그럼 이 때 Playlist를 열어 뒤에 네마디를 붙여넣으면 됩니다.
믹싱을 하는 경우에는 수정을 하고 새로 프린트 할 때 이 기능을 사용합니다.
“진짜 죄송한데 들어보니까 두번째로 보내주셨던 믹스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죠.
규칙 4. Save Copy In… 기능 최대한 활용하기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지식] Add 와 Copy의 차이점
이 규칙을 설명하기 전에 ProTools 내부에 파일 관리하는 비밀 한가지를 이야기하겠습니다.
ProTools는 오디오 데이터를 불러올 때 Add 와 Copy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대부분 이 두가지의 차이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두가지 옵션 다 세션으로 오디오 데이터를 불러 올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차이점이 있을 뿐이죠.
Add
오디오파일을 세션으로 불러오지만, 세션 폴더 내부의 Audio Files 폴더로 파일을 복사하지 않습니다.
불러온 오디오 파일의 원래 경로가 바뀌는 경우(외장하드를 빼는 경우, 폴더 이름이 바뀌는 경우 등)
ProTools 상에서 오디오 리전은 텅 빈 사각형만 보일 뿐 입니다.
Copy
오디오 파일을 세션으로 불러옴과 동시에 세션 폴더 내부의 Audio Files 폴더로 파일을 복사합니다
당연히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복사하기 때문에 시간은 조금 더 걸립니다. 다만 소스를 안전하게 보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주의사항 Copy 옵션을 사용할 경우 열려있는 세션과 불러올 오디오 데이터의 Sample Rate가 일치하지 않으면 알고리듬에 의해 Sample Rate가 강제로 변환됩니다.
Save Copy In... 기능은 다양한 백업 옵션을 제공합니다.
세션에 사용된 플러그인 프리셋을 포함해 저장한다던지, 선택한 트랙만 백업한다던지 다양한 옵션을 제공합니다.
또한 Sample Rate를 변경하여 저장 할 수 있습니다.
Save Copy In... 기능의 강력함
ProTools 는 업그레이드를 지속해오며 세션 파일 포맷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ProTools 9 까지만 해도 세션파일의 확장자는 .ptf 였죠. ProTools 10 부터 .ptx 로 바뀌었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직 몇몇 스튜디오에서는 모종의 이유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옛날 버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ProTools 10 미만 버전에서는 .ptx 파일이 열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Save Copy In... 기능을 사용해서 .ptf 포맷으로 저장이 가능합니다!
규칙 5. “BackUp, Back Up, BACK UP”
두번 말 하면 입 아픈 문제죠.
외국 엔지니어의 인터뷰에서
"물리적으로 두 군데 이상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는 없는 데이터와 같다"
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몇가지 상황을 함께 상상해볼까요?
녹음이 끝나고 작업실로 돌아가다가 외장하드를 잃어버렸을 때
뭐.... 녹음실에 연락해서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어 혹시 데이터를 메일로 보내주실수 있겠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아마 연락을 받은 녹음실 담당자는 여러분을 아마추어 라고 생각 할 것입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메일로 세션 데이터를 보내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갑자기 하드디스크가 열리지 않을 때
보통 새벽시간에 전화가 오면 "하드가 뻑났어, 이거 복구하는데 얼마나 들어? 복구 가능성은 얼마나 돼?" 라는 연락이 대부분일 정도로 흔한 일입니다.
하드 망가지면 진짜 답 없습니다 중요한 프로젝트가 담긴 하드디스크라면 클라이언트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용서받지 못 할 일이죠. 이 실수로 저는 녹음실 비용, 악기 대여비용, 세션 연주비용을 내고 다시 녹음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외장하드를 여러 개 들고 다니자니 무겁고, 가격도 가격이고....
방법 1.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합시다
요즘 누구나 클라우드 계정 하나쯤은 있잖아요? Naver, Google, Daum 등 대부분 대형 플랫폼에서는 일정 용량의 클라우드 공간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압축해서 업로드 하면 시간이 걸릴 뿐, 웬만한 세션 하나 쯤은 업로드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해서 클라우드에 하나, 하드디스크에 하나. 두개의 백업을 가질 수 있죠.
방법 2. NAS 시스템을 구축합시다. 비싼 건 함정
백업을 위해서 NAS 시스템을 구축하는것은 좀 무리한 지출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용하는 시놀로지 NAS 시스템의 경우 활용방법이 정말로 무궁무진하죠.
NAS 시스템을 여러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구축하고, 가끔 필요할 때 백업수단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DATA의 소중함에 대하여
두번 말하면 입 아픈 주제입니다.
녹음 데이터는 단순히 컴퓨터상에 기록된 어느 데이터가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이고 우리는 그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만큼 녹음 데이터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보관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가방에 들고 다니는 외장 SSD에 복사, NAS의 Sessions 폴더에 복사 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SSD가 고장날 일은 정말 적지만 가방을 잃어버린다거나, 녹음실에 두고온다면 대비책으로 NAS에서 세션을 꺼내면 되는거죠.
결론은, 목숨걸고 지켜야하는것이 우리의 데이터 입니다.